나의 정치1
눈에 보이지 않는 불평등, 연애의 서사
연인 관계의 불평등은 이전과 달리 더 이상 노골적인 방식으로 드러나지 않는다. 우리는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여성과 남성이 평등한 관계라고 배우면서 자랐다. 평등한 관계는 당위적인 것이고, ‘노골적으로’ 성차별적 언행을 하면 안 된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성차별’이라는 규범 이상을 문제 제기하기는 어렵다. ‘이만큼은 성차별이라고 인정해 줄 테니까 그 이상 요구하지 마’라고 선을 긋는다.
우리는 힘겨운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차별과 폭력은 더욱 교묘해지고 ‘보이지 않는 것’이 되어가고 있다.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에게 폭력적인 언행을 하고, 자신과 대등한 존재로 인정하지 않고 무시하는 것은 ‘개인의 일’로 치부된다.
젊은 여성들은 ‘이전과 달리 성평등을 이룩한 사회’에 살고 있다는 걸 인정하도록 요구받는다. 이를 거부하는 사람은 ‘살기 좋은 시대에 태어났으면서도 억지를 부리는 꼴페미니스트’가 된다. 특히 공적인 관계가 아닌 사적인 관계에서 성별 권력관계를 논하는 사람은 피곤한 사람이 된다. 그러나 여전히 친밀한 관계에서도 불평등은 존재한다. 다만 그것이 연애의 일부가 되어 눈치 채기 어려울 뿐이다.
그 폭력은 “여자친구는 이래야 해”라는 규범으로 녹아 당연한 연애의 서사가 된다. 그 서사를 벗어나기는 힘들다. 그 어떤 관계보다 강력하게 성역할이라는 규범이 작용하는 장이 연애관계이기 때문이다. 여자친구로서 요구되는 행동, 남자친구로서 요구되는 행동을 거부하는 순간 이성과의 연애에 제동이 걸린다. 첫 연애가 끝난 후 나는 늘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나는 평등한 연애를 할 수 있을까? 가장 은밀한 관계에서부터 ‘나의 정치’를 실천할 수 있을까?
출처 http://www.ildaro.com/sub_read.html?uid=7536
나의 가장 친밀한 관계에서도 나의 정체성이 발휘되길 바란다.
상식이 있고 선하고 좋은 사람만으로 충분할까?
바람직한 관계를 맺는 방법은 무엇일까
사실 본격적인 공부는 필요없다고 생각했다.
난 이미 충분히 알고 있고 충분히 화가나는데
더 공부를 하면 더 열받고 더 살기힘들어진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그들의 축적된 고민과 나름의 해결방법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