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말꼬리 잡지 않는 사람

eii 2014. 8. 26. 13:56

말꼬리 잡지 않기 1. 나만큼이나 상대방도 합리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고 인정한다는 것은 그 사람의 주장을 가능한 한, 가장 좋은 논증이 되도록 해석해야 한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일본 사람들은 친절해." 라고 말했다고 하자. 우리는 이 주장에 대해서 쉽게 반박할 수 있다.
"무슨 소리야. 내가 만난 일본 사람 중에는 친절하지 않은 사람도 있어." 라고 말이다. 그러나 원래 "일본 사람들은 친절해." 라고 주장한 사람이 친절하지 않은 일본 사람이 있다는 것을 모르고 이런 주장을 했을까? 그 사람은 비록 불친절한 사람도 있지만 "일본 사람들은 대체로 친절하다." 라는 의도로 그런 주장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주장을 "일본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다." 라는 주장으로 이해했다면 오해한 것이다.

상대방의 주장을 비판하기 쉽게 아주 약한 주장으로 해석하는 것을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라고 한다. 그런 허수아비를 공격해서 이겨봐야 무슨 소용이 있는가? 상대방은 원래 그런 주장을 한 것이 아니므로 헛발질을 한 것이고, 오히려 단박에 상대방에게서 반박이 들어올 것이다. 자신의 주장을 오해했다고 말이다. 따라서 "들어보나 마나 아니냐." 보다는 "저 사람 이야기를 일단 들어봅시다."와 같은 태도가 필요하다. 반박은 그 이후에 해도 늦지 않다.